중국고전배우기

고사성어 古稀(고희): 두보의 곡강시 인생칠십고래회에서 유래

지적허영 2023.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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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古稀)는 일흔 살을 가리키는 말로 이 말은 중국 시인 두보(杜甫)의 시 '곡강시(曲江詩)'에 나오는 人生七十古來稀(인생칠십고래회)표현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옛날에는 일흔 살까지 산다는 것은 무척 드문 일이었습니다. 지금은 평균 연령이 80이 넘지요!

고희 (古稀)

출전: 두보의 곡강이수기이 曲江二首其二

 

당(唐)나라의 수도 장안(長安). 그 동남쪽 끝에 곡강(曲江)이란 연못이 있었다. 연못 남쪽에는 부용원(芙蓉苑)이란 궁원(宮苑)도 있어 경치가 아름다워 봄에는 꽃을 관상하는 장안 시민들로 붐비었다. 이 곡강 변에서 두보(杜甫)가 몇수의 시(詩)를 남기고 있다. 그것은 건원 원년 (乾元元年) 두보 47세 때의 일이다.

 

두보는 이 무렵 좌습유(左拾遺)의 벼슬을 얻어서 궁중(宮中)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1년도 채 못 되는 세월이 그가 중앙에서 일을 본 최초이고 또 최후의 나날이었다.

 

두보는 연소한 때부터 각지를 방랑하다가 30이 훨씬 지나 장안으로 돌아가 관직(官職)을 구했다. 하나 희망은 달성되지 못했다. 이어서 당조(唐朝)를 뒤흔든 안록산의 난, 두보는 영무(靈武)의 행재소(行在所)에 있는 숙종(肅宗)을 찾아 보려고 했으나 난군에게 잡혀 9개월 동안 유폐(幽閉)되었다가 마침내 탈출해서 봉상(鳳翔)의 행재소로 가 공에 의해 좌습에 임명되었다. 그리고 지난 해 겨울 숙종(肅宗)을 따라 수도로 돌아온 것이다.

 

그렇지만 숙종을 둘러싼 소용돌이 정치는 그의 마음에 의분(義憤)을 불러 이르키게 하였음인지 두보는 참내(參內)도 하지 않고 곡강(曲江) 근처에 머물고 있었다.

곡강 근처에서 꽃을 상완(常玩)하는 두보의 뇌리에 오가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 시 한수(一首)에서 말한다.

 

朝回日日典春衣(조회일일전춘의

每日江頭盡醉歸(매일강두진취귀)

酒債尋常行處有(주체심상행처유)

人生七十古來稀(인생칠십고래회)

穿花峽蝶深深見(첨화협접심심견)

點水靖艇款款飛(점수청정관관비)

寧語風光共流혼(전어풍광공유전) 

暫時相賞莫相違(잠시상상막상위)

 

나날이 조정에서 돌아오면 봄 옷을 전당 잡혀 곡강 근처에서 취해갖고 돌아온다.

술집에 술 빚은 으례 있는 것,

어차피 가는곳마다 있는 것이지만 인생은 그리 길지 않아,

옛부터 70까지 사는 사람은 드문 일이다.

떼지어 핀 꽃을 누비며 나는 나비는 그윽하게도 보이고,

잠자리는 물에 꼬리를 댈 듯 말듯 한가롭게 날아 간다.

봄의 아름다움이여! 말 좀 해 보세

나와 너는 같이 세월따라 흘러가는 것들이 짧은 한 때를 서로 소중하게 여겨 서로 배반하는 일이 없도록 하세

 

이 시에서 나중의 두 줄에는 옛날부터 여러 가지 해석이 있고 또 「인생칠십고래희」란 전해져내려 오는 속언이 아닌가도 생각된다. 하나 어쨌든 이 말은 두보에 의해 훌륭히 정착(定着)되어 어느 때는 애감(哀感)을 자아내게 하지만 보기드문 나이에 달한 것을 축하하는 뜻으로 되쓰이게 되었다. 70세를 고희(古稀)라고 하는 것도 여기서 나왔다. 그리고 두보는(그에게도 70은 드문 나이였다. 중앙에서 근무하기 일년이 못 되어 지방관으로 좌천되어 그 관직도 그만 두고 다시 각지로 방황했다.

 

감숙성 변경에 있는 고을에서 골짜기의 고을로 그리하여 원숭이가 먹다 남은 도토리로 주림을 면하기도 했다. 나중에 사천(四川)의 성도(成都)에서 거의 3년 동안 비교적 행복한 나날을 보내나, 그것도 파탄되어 다시 유랑 생활이 시작된다. 대력(大歷) 3년 봄, 두보는 멀리 장안을 향해 배를 양자강에 띄우고 최후의 나그네 길에 올랐다. 하나 길은 막혀 배는 물 위를 방황할 뿐, 대력 5년 봄에 그는 배 안에서 읊었다.

 

나이 든 눈에 비치는 꽃은 안개낀듯 흐리다.

아리따운 나비는 서로 어울려서 고요한 뱃전을 스치고

이곳 저곳의 갈매기는 몸도 가볍게 여울을 내려간다.

구름 희고 산이 푸른 만여리의 저 쪽

그 정 북쪽에 장안이 있다고 나는 향수에 젖어 바라본다.

 

이 겨울 상강(湘江)에 띄운 뱃 속에서 두보는 죽었다. 59세. 하지만 오랜 유랑의 고난을 통해 그의 시는 그저 비통하지만은 않다. 이상한 아름다움으로 연마되어 이미 세상의 흐름을 넘어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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