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데카르트)

데카르트 철학 이해하기 1

지적허영 2023.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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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사적으로 본다면 근세철학은 〈대륙의 합리론〉, 〈영국 경험론〉,〈독일 관념론〉으로 나누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대륙의 합리론는 서로 국적은 다르나 프랑스의 데카르뜨(René Descartes, 1596∼165)、네덜란드의 스피노자(Baruch de Spinoza, 1632∼1677)、독일의 라이프느쯔(Gottfried Wilhelm Leibniz, 1646∼1716) 이렇게 3명의 철학에 대한 호칭이다. 

 

왜냐하면 이 세 철학자는 비록 민족은 서로  다르지만 사유면에 있어서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첫번째 공통점은 철학하는 방법(方法)을 수학(數學)에서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두번째 공통점은 철학의 핵심적인 문제인 실체(實體)에 집중하였으며 각자 독자적인 형이상학 체계를 세웠다는 점이다.

세번째 공통점은 세 사람의 체계가 각기 다르나 그 논리적인 사고의 전개는 이성(理性)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합리론〉즉 rationalism을 〈합리주의(合理主義)〉、〈이성론(理性論)〉、또는〈이성주의(理性主義)》、《유리론(唯理論)〉이라고도 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ratio 즉 이성의 순전(純全)한 사유에 의해서 전개된 철학이라는 뜻이다.

 

다 아는 바와같이 데카르뜨는 해석기하학을 발견했고, 스피노자는 기하학적인 논증방식을 채택하였고, 라이프니쯔는 뉴톤과 같은 시기에 미적분학을 창안한 수학자였다.

 

뿐만 아니라 데카르뜨는「진리의 확실한 인식을 위해서 인간에게 허락된 길은 명증적 직관(直觀)필연적 연역(演譯)밖에 없다」고 하여 바로 수학의 방법인〈직관〉과〈연역〉을 자기의 철학에 도입한 것이다.

이것이 데카르뜨로 하여금 중세철학에서 탈피케 하고, 근세철학의 창시자가 되게 한 계기인 것이다.

그리고 초기에는 데카르뜨학파로서 자처했던 스피노자는 그의 주저인《에디까(倫理學)》에 〈기하학 질서에 따라 논증된 이라는 부제를 붙였고 다재다능한 천재였던 라이프니쯔는 약관의 나이에 벌써 인간사상의 알파벳에 의한〈결합법(結合法)〉및 기호법(記號法)〉을 착상하여 현대 기호논리학의 선구자가 된 것이다.

 

실체의 문제에 관해서는 데까르뜨는 1)정신과 2)물체 그리고 3)신을 다 실체로 인정하고 실체란 것이 존재하기 위해서 다른 아무것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라고 정의 하였는데, 그 3개의 실체 중에서 정신과 물체는 〈유한실체(有限實體)〉라 이름하여 〈무한실체(無限實體)〉인 신과 구별하였다.

 

그런데 실체의 속성(屬性)인 본질을 논함에 있어서 데까르뜨는 정신의 본질은 〈사유(思惟)〉、물체의 본질은 〈연장(延長)〉이라고 규정 하였기에, 본질이 서로 다른 실체를 인정한 셈이다.

 

이런 이원론적(二元論的)인 데까르뜨의 실체관은 정신과 신체의 통일체로서의 인간에 있어서 전혀 이질적인 심신관계(心身關係)라는 어려운 문제를 만들게 되었다.

 

이런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하여 스피노자는 데까르뜨가 구분한 〈유한실체〉와 〈무한실체〉중 전자인 유한실체(정신/물체)는 개념상 자가당착 (自家撞着)이 되는 모순개념이라고 비판한다.

 

스피노자가 정의한 실체는〈자기 스스로 말미암아 존재하고 자기 스스로에 있어서 이해되는 것 이기에 절대적으로 독립된 것이므로 아무런 예속(隷屬)도 의존(依存)도 하지 않는 것이니 유한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롷게 무한(無限)하고 영원(永遠)하고 유일(唯一)한 것은 〈〉일 수밖에 없게 된다. 이를 스피노자는〈자기원인(自己原因)>이란 말로 표현하였다. 말하자면 자기가 존재하기 위해 자기 아닌 것을 필요치 않는, 본질상 존재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이런 실체는 본래 무한하기에 역시〈무한한 속성(屬性)〉을 갖고 있으나, 유한한 인간이 인식할 수 있는 것은〈사유〉와 〈연장 뿐이다. 그러므로 이 두(사유/연장) 속성은 동일(同一)한 실체 안에 내속(內屬)한 두 가닥의 측면(側面)인 격이다.

 

그러므로 이 양자는 서로 평행적으로 대응(對應)하기 마련이다. 스피노자의 말대로 하면「관념의 질서와 연결은 물체의 질서와 연결과 동일하다」즉 물체적인 것이 대응하지 않는 관념도 없고, 관념으로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물체도 없다는 뜻이다. 이것을 심신평행론(心身平行論)이라고 한다.

 

그러나 좀 이상하다. 일원론(二元論)이라기 보다 오히려 단원론(單元論)에 가까운 스피노자의 실체은 연장적인 물체를 자기의 속성으로 자신 안에 갖고 있는 신이니 아무리 생각해도 의아스럽다. 또 한가지 의문이 생기는 것은 대관절〈나〉니 〈너〉니 하는 우리의〈개체(個體)〉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스피노자에 의하면 삼라만상(森羅萬象) 속의 개개의 사물、즉 개물(個物)이나 개체는〈유일한 실체〉의 〈무한한속성〉에 속하는〈무한한 양태(樣態)〉인 것이다. 마치 하나인 대해(大海)의 무수한 파도가 서로 부딪쳐서 일어났다가는 쓰러지는 포말(袍洙)과도 같은 것이다.

 

이에 반발한 것이 라이프니쯔의 〈실체관〉인  그의《單子論》이다. 우선 〈하나〉이어야 할 실체는 가분적(可分的)〉이어서는 안된다. 〈연장〉을 가진 물체는 데모크리토스의〈아톰〉과 같은 것이라도 〈불가분자(不可分者)〉일 수 없다. 그러니 〈하나〉인 실체는 비물질적(非物質的)인것이어야 한다.

 

다음엔〈있다[存在〕〉고 하는 만유(萬有)를 살펴보면 〈활동>하지 않으며 존재하는 것은 하나도없다. 그러므로〈존재한다〉 함은 〈활동함〉을 말한다. 그러면 이〈활동함〉의 근본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힘〉이다. 그러니 〈실체〉란 〈하나〉인 활동하는 〈힘〉이다. 이같은〈힘〉으로서 생각할 수 있는 〈하나〉즉〈모나스(monas)〉는 곧〈단자(單子 monade)〉인 것이다.

 

이와 같은 단자는 무수히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단자의 본질인 비물질적인 〈힘〉을 라이프니쯔는〈표상력(表象力)〉으로 설명한다. 수적(數的)으로 많은 모나드의 질적 차이는 그 표상의 명암도(明暗度)에 따라서 생긴다. 최고로 완전히 밝은 표상을 갖는 모나드는 신〉이고, 아래로 떨어질수록 점점 희미해지나 최하의 모나드도 무의식적이나마 미소표상(微小表象)을 갖는다. 이런 무수한 모나드들의 합성체가 현상계(現象界)의 물체며, 동물이며, 인간인 것이다. 그러니 반문은 또 나오게 된다. 어떻게 연장을 안 가진 모나드들이 합친다고 해서 거기서 연장을 가진 물체나 신체(身體)가 생길까? 특히 인간의 중심적 모드인 정신과 그 주위에서 신체를 구성하고 있는 여러 모나드 사이에 관계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이런 심신관계(心身關係)〉를 해명함에 있어 라이프니쯔는 〈신〉이 그 양자 사이에〈조화(調和)〉를 이루도록 미리 마련해 놓은 것이라고

조화예정설을 생각하는 것이다.

 

 끝으로 데까르뜨·스피노자·라이프니쯔 이 세 철학의 공통된 혈맥이라고 할 수 있는 사유의 기틀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이것은 바로 데까르뜨의 사색의 성과이며 결정(結晶)인 회의(懷疑)·의심(疑心)·반성(反省)·성찰(省察)·의식(意識)의 자각(自覺)에서 오는 자의식(自意識)의 직관적(直觀的) 확신(確信)、아니 확심(確心)인 것이다.

 

그 체험·체득(體得)이 바로〈cogitoergo sum)으로 표현된 것이다.

 

이런 인식(認識)은 두말할 것도 없이 영국류의 감각(感覺)적인 것도 아니고, 또한 독일류의 관념(觀念)적인 것도 아닌 이성(理性)을 토대로 한 명백(明白 clara)하고 분명(分明 distincta)한 것이다.

과연 명증적(明證的)이고 직증적(直證的)이고 자명적(自明的)인 것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생각한다〉는 cogito는 바로 sum 즉 〈나는 있다〉는 〈인식근거(認識根據)〉를 말함이요, cogito인자의식(自意識)〉에 의거해서 곧장 파악된 자아존재(自我存在)〉 즉 sum은 곧〈형이상학의 초석(礎石)〉인 것이다.

 

이 점에 있어서 cogitoergo sum〉은〈인식론(認識論)〉과〈형이상학(形而上學存在論)〉의 합일점(合一點)을 확실〉하게〈명백히〉 〈이성(理性)〉을 가진 어느 누구에게나 알려 주는 것이니, 그것은 바로 하나의 〈진리〉의 표준이 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From 세계의대사상 서론

 

2023.01.28 - [철학(데카르트)] - 데카르트 철학 이해하기 2: 방법서설의 4개의 규칙

 

데카르트 철학 이해하기 2: 방법서설의 4개의 규칙

데카르뜨는 1596에 프랑스에서 태어났다가 1650년에 스웨덴에서 객사한 17세기 전반의 철학자이다. 20세가 지난 무렵에 고국인 프랑스를 떠나서 네덜란드·독일·이탈리아에 여행하고, 30세가 지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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