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심판[소송]」⋅「성(城)」로 유명한 체코 작가 프란츠 카프카 Franz Kafka(1883~1924)의 작품이다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는 거지?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되는 거야.”
“어느 날 아침 뒤숭숭한 꿈에서 깨어난 그레고르 잠자 Gregor Samsa는 자신이 침대에서 흉측한 모습의 한 마리 갑충(甲蟲) monstrous vermin으로 변한 것을 알아 차렸다.”
위 유명한 문장들로 시작하는 「변신」.
5년 전 사업이 망하면서 계속해서 빚만 늘어날 뿐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아버지 Mr. Samsa와 천식으로 집안에서 움직이는 것조차 힘겨운 어머니 Mrs. Samsa 그리고 가정 형편과 세상 물정 모르고 음대 진학을 꿈꾸는 17세의 여동생 그레테 잠자 Grete Samsa를 부양(扶養)해야 했기 때문에 옷감 견본 모음집을 들고 돌아다니며 원치 않는 판매 일을 억지로 해야만 했 던 외판원 그레고르 잠자가 벌레로 변한 모습은, 가족을 위해 억누르고 참아온 그간의 고통 또는 자신에게 정해진 삶의 틀을 강요하는 세상의 상징인 셈이다. 扶 도울 부 養 기를 양
자신의 몸의 변화는 실제적으로 가장(家長)인 그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이제 식구들의 생계는 어쩐다?” 식구들이 그레고르의 몸의 변화를 인식해가는 과정이 한참 이어지고, 모두가 먹고살 걱정을 한다. 그러나 걱정도 잠시, 놀라운 상황이 펼쳐진다. 그레고르만 바라보고 그레고르가 아니면 필경 죽을 것만 같았던 부모와 여동생이 각각 경비(警備)와 삯바느질 그리고 가게 종업원으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그레고르를 제외하고) 더욱 활기에 찬 생활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하루 빨리 회복해 가족을 다시 부양해야 한 다는 마음뿐이던 그레고르의 방은 대충 음식물만 넣어줄 뿐 제대로 들여다보지도 않아 점점 쓰레기가 넘치는 창고로 변했고, 가족들은 그레고르가 음식을 먹고는 있는지조차 신경 쓰지 않는다. 어느 날 가족들은 마침내 그레고르를 내쫓기로 합의하고, 며칠이 지나서 아버지가 던진 사과가 그레고르의 등에 박혀 썩는 바람에 몇 달을 고생하던 그레고르가 결국엔 죽던 날, 가족들은 감사 기도를 드린 후 봄 소풍을 떠나며 끝이 난다.
알고 보니 아버지가 사업이 망할 때 어느 정도 챙겨 놓은 재산이 있었고, 그것과 그동안 저축한 걸 합하면 새집으로 이사해 자기들끼리 다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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