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소개

사랑이 죄는 아니잖아? 마음이 원하는 걸 어떡해?: 우디 앨런

지적허영 2025. 7. 1.
반응형

1990년대 초 할리우드를 넘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스캔들이 있었는데 그것은 단순한 연예인의 불륜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존경받던 영화감독과 그의 오랜 연인이자 뮤즈였던 여배우, 그리고 그들의 딸. 이 세 사람을 둘러싼 이야기는 '가족'과 '사랑'의 경계에 대한 불편한 질문을 던지며 오늘날까지도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바로 영화감독 우디 앨런 (Woody Allen)과 그의 아내 순이 프레빈 (Soon-Yi Previn)의 이야기입니다.

사랑이 죄인가요 마음이 원하는 걸 어떡해?: 우디 앨런

뉴욕의 지성파 커플과 복잡한 가족 관계

1980년대, 우디 앨런은 뉴욕을 대표하는 지성파 영화감독이었고, 배우 미아 패로우 (Mia Farrow)는 그의 영화에 연이어 출연하며 그의 연인이자 뮤즈로 12년간 함께했습니다.

 

두 사람은 공식적으로 결혼하지는 않았지만, 함께 아이들을 키우며 사실상의 부부로 지냈습니다.

 

그들의 가정은 미아가 전 남편인 지휘자 안드레 프레빈 (André Previn)과의 사이에서 낳거나 입양한 아이들과, 앨런과 함께 입양한 아이들,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이루어진 복잡하고도 특별한 형태였습니다.

 

순이 프레빈은 1970년대 후반, 미아 패로우와 안드레 프레빈 부부가 한국에서 입양한 딸이었습니다.

 

즉, 법적으로 우디 앨런은 순이의 아버지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10년 넘게 어머니의 연인으로서 한 집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사실상의 '아버지 같은 존재(father figure)'였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습니다.

 

사진 한 장이 불러온 파국

1992년 1월, 이 기묘한 평화는 한순간에 산산조각 났습니다. 미아 패로우가 우디 앨런의 아파트에서 당시 21살이었던 딸 순이의 누드 사진들을 발견한 것입니다.

 

사진을 찍은 사람은 다름 아닌 우디 앨런이었습니다.

 

자신의 동반자인 우디 앨런이 그보다 35살이나 적은 딸과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충격이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두 사람의 관계는 즉시 파국을 맞았고, 이후 자녀들의 양육권을 둘러싼 쓰라리고 지저분한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터져 나온 폭로와 비난은 언론을 통해 연일 대서특필되며 세상을 경악하게 했습니다.

 

"마음이 원하는 것을 어떡하겠는가": 논란의 중심에 서다

스캔들의 중심에 선 우디 앨런은 1992년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희대의 말을 남기며 자신의 행동을 변호했습니다.

 

"The heart wants what it wants. There's no logic to those things. You meet someone and you fall in love and that's that."

"마음은 원하는 것을 원할 뿐입니다. 거기에는 어떤 논리도 없어요. 누군가를 만나 사랑에 빠지면, 그걸로 끝인 겁니다."

 

이 발언은 엄청난 비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엄청난 나이 차이, 그리고 무엇보다 의붓딸이나 다름없는 상대와의 관계를 '마음이 원해서'라는 말로 정당화하는 모습에 대중은 분노했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비윤리적인 관계가 용납될 수 있는가에 대한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그녀의 목소리: 순이 프레빈의 이야기

오랫동안 침묵을 지키던 순이 프레빈은 2018년, <뉴욕 매거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녀는 양어머니 미아 패로우에게 정서적, 신체적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우디 앨런을 결코 아버지 같은 존재로 여긴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I was never interested in writing a 'Mommy Dearest,' getting even with Mia — none of that. But what has happened is, I’ve been railroaded. And so it's been important to me to speak."

"저는 '가장 소중한 엄마(Mommy Dearest, 자녀 학대를 다룬 책)' 같은 책을 쓰거나, 미아에게 복수하는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하지만 제가 당한 일은, 저는 일방적으로 매도당했어요. 그래서 제게는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순이 프레빈의 주장은 이 사건을 '권력 불균형에 의한 그루밍'으로 보던 기존의 시각에 또 다른 복잡한 층위를 더하며 논란을 심화시키게 됩니다.

 

그 후 30년, 끝나지 않은 이야기

세상의 모든 비난을 뒤로하고, 우디 앨런과 순이 프레빈은 1997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결혼식을 올렸으며 이후 두 딸을 입양해 가정을 꾸렸고, 현재까지도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스캔들은 3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우디 앨런의 경력과 명성에 지울 수 없는 주홍글씨로 남아있습니다.

 

특히 #MeToo 운동 이후 그의 과거는 다시 소환되며 격렬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사랑인가, 아니면 배신과 비윤리적 관계인가? 이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명확한 답을 내리기 어려운, 회색 지대에 존재합니다.

 

확실한 것은, 우디 앨런과 순이 프레빈의 이야기가 사랑, 가족, 도덕, 그리고 권력의 경계에 대해 우리 사회에 던진 질문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일 것입니다.

 

2025.07.01 - [인물 소개] - 마르틴 루터와 카타리나 폰 보라 사랑 덕분에 목사들도 결혼 OK?

 

마르틴 루터와 카타리나 폰 보라 사랑 덕분에 목사들도 결혼 OK?

마르틴 루터와 카타리나 폰 보라 역사상 가장 급진적인 결혼을 꼽는다면, 바로 이 두 사람의 결합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평생을 독신으로 신에게 헌신하겠다고 서약한 수도사와 수녀가 부부의

ryooster.tistory.com

 

반응형

댓글

💲 흥미로운 이야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