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 F. Scott Fitzgerald(1896~1940)의 대표작이다. 배경은 1차 세계대전(1914~1918)의 최대 수혜국 답게 엄청난 경제적 풍요를 구가하지만, 전쟁을 경험하면서 삶에 회의를 느낀 사람들의 정신이 황폐해져서 재즈와 술과 도박에 빠져 지내던 무절제한 미국이다.
“아버지는 내게 말씀하셨다.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어질 때면, 네가 지닌 이점을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다 누리고 있지는 못하다는 걸 꼭 기억하려무나.’
그 결과 내게는 판단을 유보하는 성향이 생겼는데, 이런 습관은 별난 성품을 가진 많은 사람이 내게 마음을 터놓게 했을 뿐만 아니라, 내가 지겹기 짝이 없는 적잖은 사람들의 제물이 되게 하기도 했다.”
1922년 예일대를 졸업하고 1차 세계대전에 참전 후, 주식과 증권 관련 업무를 배우고자 고향인 중서부 Midwest를 떠나 동부 뉴욕의 외곽 롱아일랜드의 (가상(假想)의 신흥 부촌(富村)인) 웨스트 에그로 세 들어 이사 온 닉 캐러웨이 Nick Carraway가 화자이다. 그의 옆집인 화려한 대저택엔 제이 개츠비 Jay Gatsby라는 젊은 사업가가 매주 토요일마다 파티를 열며 호화롭게 살고 있었고, 닉의 친척 데이지 페이 뷰캐넌 Daisy FayBuchanan은 그녀의 대학 동기이자 미식축구 선수였던 백만장자 토머스[톰] 뷰캐넌 Thomas[Tom] Buchanan과 결혼해서 (가상(假想)의 전통적인 부촌인) 이스트 에그에 살고 있었다.
그런데 닉의 친척 데이지가 바로 개츠비의 첫사랑이었다. 만(灣)을 사이에 두고 이스트 에그가 바로 보이는 웨스트 에그에 대저택을 사들인 후, 소문을 듣고 데이지가 한 번이라도 들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매주 호화로운 파티를 열고 있었다. 데이지가 닉에게 소개해 준 부유한 여성 프로 골퍼 조던 베이커 Jordan Baker는, 닉에게 톰이 데이지 몰래 만나는 유부녀가 있다고 말해준다. 그녀는 톰이 단골처럼 찾는 자동차 정비사 조지 윌슨 George Wilson의 아내인 미틀 윌슨 Myrtle Wilson이었다. 정비사의 아내로 만족하기에는 미틀의 허영심은 너무 컸고, 그래서 항상 조지를 무시하고 경멸하는 만큼 톰과의 불륜관계에 집착한다.
그리고 얼마후, 쿨하게 (물론 데이지는 모르게 닉에게만) 자신의 불륜을 인정한 톰은 미틀과 닉과 조던을 데리고 뉴욕(그의 불륜 전용 아파트)으로 향한다.
개츠비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군인으로 승승장구하던 중 만난 데이지가 자신의 신분을 상승시켜줄 운명의 여인임을 직감했다. 당시 데이지도 개츠비를 마음에 두긴 했지만, 여러 사정으로 개츠비의 제대가 늦어지자 데이지는 (기다릴 만큼 기다렸는데도 연락도 없고 찾아오지도 않는 건 개츠비에게 다른 여자가 생긴 거라는 생각에) 톰과 결혼했던 곳이다. 하지만 데이지의 변심(變心)을 오로지 경제적인 이유에서 찾은 개츠비는, 밀수업자 메이어 울프심 Meyer Wolfshiem과 손잡고 주류 밀매와 도박 등으로 5년 만에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닉의 주선으로 결국 데이지와 재회한 개츠비는 그녀에게 물량 공세를 퍼붓기 시작하고, 데이지는 선물 받은 명품에 감동한다. “‘너무 아름다운 셔츠들이야.’ 그녀가 흐느꼈다. ‘한 번도 이렇게 아름다운 셔츠들은 본 적이 없어.’”
그렇게 해서 데이지와 개츠비 사이에 예전의 감정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하던 어느 날, 닉과 조던과 톰과 데이지 그리고 개츠비가 충동적으로 맨해튼의 플라자 호텔 Plaza Hotel까지 가서 그들만의 파티를 열고 즐긴다. 그러던 중 이미 데이지와 개츠비의 관계를 알고 있던 톰이 그 자리에서 개츠비의 과거와 재산 축적 방법 등을 비웃음 가득한 표정과 말로 폭로한다.
화가 난 개츠비는 그 자리에서 데이지에게 톰과 자신 중 누구를 선택할 거냐며 강요하고, 술기운에 자의반 타의반 개츠비와 살고 싶으니 톰과 이혼하겠다고 말한 데이지는 그 길로 (개츠비를 조수석에 태운 채) 개츠비의 자동차를 직접 운전해
개츠비의 집으로 향한다. 그 순간, 개츠비는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듯한 느낌이었지만 불행은 늘 행복의 뒤에 숨어있다.
때마침 불륜 문제로 조지와 싸우고 집을 뛰쳐나오던 미틀이 데이지가 음주운전을 하던 개츠비의 자동차 앞으로 뛰어들어치여 죽고, 그 장면을 미틀의 뒤를 따라서 달려 나오던 조지가 목격한다. 개츠비는 곧바로 자신이 운전대를 잡고는 뺑소니를 친다. 한참 뒤에서 따라오다 사고 현장을 발견하고 내린 톰과 닉과 조던은, 미틀의 시신 앞에서 ‘노란 차’만 미친 듯 되뇌고 있는 조지와 대면(對面)한다. 개츠비는 모두 자신이 책임지겠다며 데이지를 안심시킨 후 그녀의 집에 데려다줬지만, 며칠 뒤 데이지는 아무 말도 없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톰과 함께 도피(逃避)합니다. 逃 도망할 도, 避 피할 피
“가장 강렬한 감정은 소유에서가 아니라 임박한 손실 또는 실제적인 손실의 암시에서 온다. ‘사라져가면서 더 아름다워진다.’라고 미국 여류시인 에밀리 디킨슨 Emily E. Dickinson(1830~1886)은 말했다.” 인간은 본성상 이익보다는 손실에 두 배 이상 더 민감하다는 본능에 충실한 데이지도 그녀가 지닌 모든 풍요로움을 잃기보다는 인간임을 포기한다. 데이지가 그러리라곤 생각도 못 한 채 데이지의 연락만 기다리던 개츠비는, 결국 자기 집 풀장에서 수영하던 중 조지의 총에 맞아 죽고 조지도 그 자리에서 자살한다. 조지는 개츠비의 자동차였으니 개츠비가 운전했으리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고 조지가 사용한 총은 톰이 조지에게 건네준 것이었다. 데이지는 끝내 개츠비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매주 토요일 저녁 개츠비가 주최한 파티에 참석하던 그 많던 사람 중 누구도 오지 않은 채, 닉과 개츠비의 아버지 그리고 몇 명만이 쓸쓸히 개츠비의 장례를 치렀다. 그 후 닉은 고향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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