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목적이나 인류가 나아갈 방향이 있을까? 참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 같은데 칸트라는 철학자는 이 질문에 대해서
확답을 내 놓았다. 바로 올바른 시민사회 건설이 인류의 목적이라는 것인데 만약 칸트의 주장이 정말 옳다고 한다면 우리 각각 개인들도 그 목적을 위해서 노력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세계 시민의 관점에서 본 보편사의 이념이라는 논문에 나타난 칸트의 주장을 요약해 보자.
1번: 자연에 아무런 목적이 없다고 가정한다면 우연과 맹목의 지배만이 있을 것이다.
이 문장은 전제로서 도입된다.
칸트 입장에서는 너무나 자명한 문장이기 때문에 바로 이렇게 말해도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자연에 특정한 목적이 없다면 이러저러한 방향으로 랜덤하게 세상은 흘러 갈거다라는 의미이다.
2번: 우리는 그러한 우연과 맹목의 지배를 받아 들일 수 없다.
이 문장 역시 전제로서 도입된다. 많은 사람들이 자연법칙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자연에는 특정한 방향성이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3번: 그러므로 자연에는 목적이 있다.
1번 전제와 2번 전제로부터 이렇게 소 결론을 낼 수 있다.
4번: 자연에서 발생하는 모든 것은 쓸데없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목적을 향한다.
이 문장은 3번에 조금 다른 말을 추가한 것이다. 자연은 세계 전체를 뜻하기 때문에 자연에 목적이 있다는 것은 단순히
자연에서 발생하는 일부의 일들에만 목적이 있는게 아니라 세계 전체에 그 목적이 흐르고 있다라는 뜻이다.
5번: 인간은 자연에 의해서 창조되었다.
이 문장 역시 자명한 전제로서 도입된다.
6번: 자연 흐름의 일부라고 할 수 있는 인간 역사 역시 어떤 법칙에 지배를 받으며 특정한 목적을 향한다.
4번과 5번을 종합하면 이런 결론이 나온다.
자연의 모든 것에는 목적이 있고 인간도 자연 안에 있으니까 인간에게도 특정한 목적이 있다.
7번: 자연이 인간에게 이성과 의지의 자유를 준 것 역시 특정한 목적을 위해서이다.
칸트는 인간을 자연의 다른 생명체들과 확연히 구별 시키는 특징이 이성과 의지의 자유라고 말한다. 인간은 이성을 사용하고 단순한 본능을 넘어서서 자신이 의지하는 바를 행동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런데 그런 이성의 의지와 자유 역시 결국에는 자연에 의해서 부여된 것인데 자연 전체에는 쓸데없는 것이 발생하는 일이 없고 모든 것에 목적이 있으니까 당연히 인간에게 이성과 의지의 자유가 부여된 사건 역시 특정한 목적을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성(Reason)과 의지의 자유(Free Will)가 그냥 우연히 주어진 것이 아니라 다 목적에 맞는 뜻이 있어서 주어진 것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결론: 인간의 역사는 이성을 사용하여 의지의 자유를 최대로 확대시키는 것, 즉 여러 사람의 자유가 공존을 이루는 시민 사회의 건설을 목적으로 한다.
결론에서는 자연의 목적에 따라서 인간에게 이성과 의지의 자유가 특별하게 주어진 이상 그것을 최대한으로 확대시키는 것이 인류의 목적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는 칸트의 낙관주의적 역사관이 깃들어 있다. 칸트는 인류의 역사를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점점 이성과 의지의 자유가 확대되고 세상이 점점 더 올바른 시민 사회가 되어가는 흐름이다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그 역사의 흐름도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 흐름을 계속해서 유지해서 최대한의 이성과 자유의지가 실현된 시민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 인류의 역사가 향하고 있는 목적이라고 본 것이다.
칸트가 정말 대철학자이고 이 논증에도 자연의 목적성으로부터 인류의 목적성을 이끌어 냈다는 아름다운 측면이 있긴 하지만 맹점도 많은 논증 중 하나이다.
우리가 보통 자연에 법칙이 있다고는는 쉽게 인정하지만 목적이 있다고는 생각하기는 쉽지않다. 법칙과 목적의 차이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면 법칙은 보통 차가운 기계적 법칙이어도 상과이 없지만 목적이라는 단어에는 보통 의지나 가치가
들어간다. 그래서 자연에 법칙이 있다라고 말하는 데는 별로 부담이 없지만 자연에 목적이 있다라고 말하는 데는 굉장히
부담이 크다. 따라서 인류가 점차 시민 사회를 건설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라는 것이 자연의 법칙에 의한 것이다라고 말하는 데에는 차라리 별로 부담이 없지만 그것이 자연의 목적이다라고 말하는 데는 부담이 큰 과한 주장이 아닌가 생각한다(충코의 개인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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