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공자문전매효경(孔子門前賣孝經)은 공자의 집앞에서 효경(공자가 그의 제자 증삼(曾參:曾子)에게 효도를 기술한 경서)을 판다는 뜻으로, 전문가 앞에서 자신의 재능을 자랑하는 사람을 두고 비웃는 비유적 표현으로 반문농부도 비슷한 뜻 입니다.
공자문전매효경 孔子門前賣孝經
출전: 묵자 墨子公輸篇
효경(孝經)이 어떤 책인지 들어 아는 사람에게는 아마런 설명도 불필요한 성어(成語)다. 효(孝)를 설명한 경전(經典)이라고 이름 지어진 이 책은 공자와 그 제자인 증자가 문답하는형식으로 되어 있으므로 저자(著者)도 공자(또는 증자)라고 되어 있으나 사실은 전 4세기~ 전 2세기 초 (전국시대 ~ 전한 초)에 걸쳐 유교학자들이 점차 완성시켰다는 것이 진실인 것 같다.
효(孝)란 부모를 물심 양면으로 경애(敬愛)할뿐 아니라 조상이 만들어 낸 것을 지켜 나가서 자손에게 전하고 나아가서는 주군에게 충(忠) 손위 사람에게는 종순(從順)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효(孝)는 적게는 가정에서 크게는 국가의 정치에 이르기까지 종으로 규제되는 최고선(最高善)이라고는 하나 본디 효(孝)란 은애(恩愛)의 정에서 출발하는 가족 윤리이므로 나라의 정치지배가 엄하게 됨에 따라「효(孝)하고자 하면 충(忠)을 못한다」고 그 누군가 말한대로 국가에 대한 충성과 양립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중국에서도 엄한 통일 국가가 나타나기 이전에는 공자 맹자가 말한 효(孝)가 충(忠)보다 중요시 되었으나 나중에는 나라에 충성을 다하는 것이 곧 효(孝)다. 충효는 일치한다고 설명되어 충의 비중이 무거워져 갔다. 그러나 사실은 유교 국가 중 일본만이「나라에 충」을 강조한 장면이 강했다.
그것은 하여간 1 세기가 될 때까지 효경(孝經)이 준 영향은 극히 커서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 불감훼상 효지시야(不敢毁傷 孝之始也)=머리털이나 피부에 이르기까지의 몸은 부모에게서 받은 것 그것을 다치거나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 효의 시초다」하고 개권(開卷) 머리의 말을 들어 보지 못한 늙은이는없을 것이다.
유교의 기본교본이 되어 온 『효경(孝經)』은그런 까닭으로 옛날에는 각 가정에서 반드시 한권이 있어야 했다. 그러나 그것을 파는데 유교의 기초를 굳힌 공자의 문전에서 판다고 하면 이야기가 우습게 된다. 『효경(孝經)』이 공자 이후의 편집이라고 하면 그런 일은 생길 수가 없지 않는가?, 그래서 민간에서 생긴 재미 있는 속담「석가(釋迦)에게 설법」이란 것과 같이 목적은 좋으나 방향이 다른 것을 놀려 댈 때 쓰는말이다.
또 같은 뜻으로 효경 대신 『삼자경(三字經)이나 『천자문(千字文)』 『논어(論語)』을 판다고 바꾸어서 쓰이는 것도 그것들이 다 기본적인 책이라는 점에서 성립되는 이언(俚言, 한번말한 것을 뒤집어 말함)의 재미 있음을 느끼게 만든다. 다시「공자의 문전에서 문장을 판다」라는 것도 있는데 이쯤 되면 공자와 같은 성인 앞에서 라는 뜻으로 쓰여졌던 것이 아닌가 한다.
같은 발상(發想)에서 지어진 이언에 「노반(魯斑)의 문전에서 도끼를 휘두른다」는 것이 있다. 반(班)은 전국시대 노(魯) 나라의 뛰어난 목수 공수반(公輸斑=公輸盤, 公輸子라고도함)을말한다. 전설적인 인물이나 오래 된 점으로는『묵자(墨子』(公輸篇, 魯問篇 등)에 나타나고 가까이는 근대 작가 노신(魯迅)의 소설 『비공(非攻)』에 등장한다.
공수반(公輸斑)은 당시 대국인 초(楚)를 위해 자신 있는 기술을 살려 성벽을 기어 오르기 위한 운제(雲梯)와 전차를 만들어 북쪽의 송(宋)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때 전쟁 반대론자인 묵자(墨子)가 나타나 초나라 왕에게 작은 송나라를 공격 점령하는 것은 쓸데 없는 짓이라고 설득하여 전쟁 도구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 이 이야기의 내용이다.
그러나 공수반은 나무로 까치를 만들어 그것을 날렸다는 정도로 정교한 공작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므로 목수들은 자기 집의 수호신으로 모셨다고 한다. 그래서 이와 같은 뛰어난 기술의 소지자인 공수반의 문전에서 도끼를 놀린다고 하면 전문가 앞에서 자기의 보잘 것 없는 재능을 보이는 어리석음과 자신을 과신하는 따위를 놀려대는 말로 쓰인다.
그것은 명대(明代)의 시인 매지환(梅之煥)이 대시인(大詩人)인 이백(李白)의 무덤에 참배하고 시를 지어, 자기 시작의 서투름을 말할 때 「노반(魯斑)의 문전에서 도끼를 놀린다」고 겸손해서 말한 것과 같은 심정에서다. 끝으로 반(斑)이란 노반(魯斑)이란 사람으로 그것과는 별도로 공수씨(公輸)라고 불리우는 사람이 있었다고 하는 설도 있다.
2023.07.10 - [중국고전배우기] - 사자성어 곡학아세: 사기 유림열전에 나오는 유래와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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