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즉기린불여노마는 하루에 천리를 가는 명마도 기력이 다하면 노마(둔한 말)보다 못하다는 뜻으로 영웅 또는 강대국도 힘이 약해지는 순간이 있기에 때에 맞추어 하늘의 힘을 빌려야 하는 중요성을 설파한 유세가 소진의 말을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노즉기린불여노마 老即麒麟不如駑馬 뜻과 유래 배우기
출전 出典『전국책 戰國策』 齊下·閔王下
노즉기린불여노마 뜻
老 늙을 노, 即 곧 즉, 麒기린 기, 麟기린 린, 不如 같지않다, 駑 둔할 노, 馬 말 마
노즉기린불여노마 유래
노기린불여노마에서 기린은 우리가 동물원에서 보는 진짜 기린(giraffe)을 말하는 것이 아니며 성인(聖人)이 나타나 왕도(王道)가 행해지면 나타난다는 서수(瑞獸)인 기린(麒麟)도 아니다.
하루에 천리를 가는 명마(名馬)로 기(麒)란 검푸른 빛깔을 하고 있는 말로 준마(駿馬)를 말한다.
전국시대 어느 날 제나라 궁정(宮廷)에서 유세가 소진(蘇秦)은 민왕(閔王) 앞에서 그의 변설을 휘두르고자 벼르고 있었다.
소진은 유세가(遊說家)로서 그는 그 세 치 혀끝으로 강대국인 진(秦)에 대해 대행하는 연합전선을 만들고자 각국의 궁정을 돌고 제후들을 설득하고 있었다.
그날 소진이 말하고자 생각한 것은「때에 응한다」는 것이었다.
저는 이렇게 듣고 배웠습니다.
군사를 사용해서 강대국(强)을 물리쳐서 천하의 선두가 되는 것을 기뻐하는 자에게는 뒤에 근심이 따른다고.
또 다른 나라와 동맹을 맺고 다른 나라를 쳐서 원한을 사는 자는 반드시 고립하게 된다고.
소진은 천하의 중앙에 따라 일어나는 것, 그리고 때를 기다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거침없이 말하기 시작했다.
대국은 남보다 앞서 헛되게 일을 일으켜서는 안된다.
소국은 무사 제일주의로 삼되 함부로 획책해서는 안된다.
모략을 즐기던 래(萊)·여(宮)의 임금은 어떻게 되었는가?
허위와 속임수를 즐기던 진(陳)·채(蔡)의 임금은 초(楚)에게 멸망당하지 않았는가?
민왕은 어느 틈엔가 소진의 말에 휩쓸려 들어갔다.
그때 소진은 다시 강조했다.
강대한 나라와 약소한 나라 이들이 불러 일으키기 쉬운 화(禍)는 이와 같습니다. 옛부터 이렇게 전해 내려오고 있읍니다.
기린이 약해지면 노마(馬=둔한 말)가 이에 앞서고 맹분(孟貴)이 지치면 여자가 이보다 낫다고.
이것은 발이 둔한 노마 혹은 힘이 약한 부녀자가 체력이나 기력상 천리 명마보다 낫다는 것은 아닙니다.
옛날의 대용사 맹분보다 더 우월하다는 것도 아닙니다.
오로지 뒤에 일어나 때에 맞추어 하늘의 힘을 빌렸기 때문입니다」『戰國策』 齊下·閔王下)
늙으면 기린도...의 말이 가장 오래 전에 나타난 것은 이 무렵인 듯하다.
그러나 소진도 말하고 있듯 이 말은 옛부터 민간에서도 널리 전해지고 있던 것 같다. 같은『戰國策』 연항(燕項)에도 이 말이 나온다.
연(燕)의 태자 단(丹)의 부탁으로 형가(荊柯)가 진시황을 죽이러 가는 그 역수(易水)에서 이별하기 전이다. 태자 단은 처음에 자객으로써 전광(田光)을 택했다. 그러나 전광은 자기는 이처럼 늙어 대역(大役)을 맡을 자신이 없다고 하면서 형가를 추천한다.
이때 전광은 이 말을 예로 듣고 쓸쓸하게 거절한 다음 형가를 격려하기 위해 자살한다. 이 말이 지니고 있는 애감(哀感)은 성쇠(盛衰)가 빈번하던 춘추전국 시대의 사람들의 마음에 특히 호소하는 것이 있었던 것 같다.
기린의 운명과 행동, 그러나 그것은 의외로 우리를 범우(凡愚)하고 무관계한 것도 아니다.
소진이 말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해서 한(漢)의 유안(劉安)의 『淮南子』에는 이렇게 기술되어 있다.
기린은 하루에 천리를 가나 노마(驚馬)도 열흘(十日)이 걸리면 그곳에 도착한다. 부지런히 노력하면 된다는 말이다.
2023.07.22 - [중국고전배우기] - 노마지지 뜻과 유래: 관중과 습붕의 지혜에 대한 겸손
노마지지 뜻과 유래: 관중과 습붕의 지혜에 대한 겸손
노마지지는 한비자의 설림에 나오는 고사성어로 아무리 똑똑한척 해도 그 지혜가 늙은 말이나 개미만도 못한 때가 있는 법이라는 의미로 관중과 습붕도 노마나 개미를 스승으로 삼기를 꺼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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