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한국단편소설4 만무방 (1935) 김유정(金裕貞)(1908~1937) 소설 제목 ‘만무방’은 ‘염치없는 막돼먹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5년 전엔 아내와 아들 그리고 집도 있었던 응칠이가 이 마을로 들어 온 것도 어느덧 한 달이 되어 간다.” 열심히 농사를 짓지만 남는 건 빚뿐. 가진 거라곤 이것이 다니 빚쟁이들은 알아서 나눠 갖으라는 글만 남긴 채 응칠은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살던 곳에서 도망쳐 여기저기에서 빌어먹는 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러다간 젖먹이 아들까지 죽게 할 뿐이니 서로 살길 찾아가자는 아내의 말에 흔쾌히 승낙하면서 혼자가 된다. 그러나 어느 곳에서든 어떤 사건만 터지면 순사(巡査)[순경]들은 응칠을 의심 하고 못살게 군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절도 전과 4범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이 싫은 데다 하나뿐인 31세의 동생 응오 얼굴을 본지도 .. 문학 2023. 1. 31. 운수 좋은 날 (1924) 현진건(玄鎭健)(1900~1943) 동소문(東小門)[혜화문(惠化門)] 안의 인력거꾼 김첨지(僉知)의 아내는 달포[한 달 남짓] 전부터 아파서 누워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궁핍(窮乏)한 생활에 열흘 전부터는 한 푼 벌이도 하지 못하고 있어, 약이니 병원이니 하는 건 꿈도 꾸지 못한다. 그의 아내는 죽음을 예견했는지, 겨울 어느 비 오는 날 김첨지에게 그날 하 루는 쉬면서 자신과 함께 있자고 애원한다. 하지만 일을 쉰다는 건 굶어야 한다는 말과 같음을 아내도 너무 잘 아는지라, 결국엔 어쩔 수 없이 일찍 들어오라고 말하면서 눈길로 김첨지를 배웅한다. 窮 다할 궁/궁할 궁, 乏 모자랄 핍 그런데 그날은 네 건이나 일이 연속으로 물리면서, 30원이라는 거금을 번 최고로 운수 좋은 날이었다. 당시 김첨지 내외가 살던 행랑채[대문 옆에 붙어 있는 방.. 문학 2023. 1. 29. 물레방아 (1925) 나도향(羅稻香)(1902~1927) 일본으로 밀항했다가 곧 귀국해 낭만주의 동인지 《백조》 발간에 참여했지만, 이후 사실주의 경향으로 전환했다. 1926년 다시 일본으로 건너갔지만 급성 폐렴으로 이듬해 사망한다. 방원은 산기슭에 물레방아를 소유한 마을의 유지(有志)인 50세 신치규의 집에 소속된 머슴이지만, (외거노비(外居奴婢)처럼) 따로 거처(居處)를 마련해 살면서 신치규의 땅을 경작하며 22세의 젊은 아내와 오순도순 생활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신치규가 방원의 아내를 물레방아로 몰래 불러내 자기 아들만 낳아주면 첩으로 들여 호강시켜주겠다고 꼬드기자, 방원의 아내는 싫은 척하면서도 신치규의 제안을 승낙한다. 그들이 그렇게 물레방앗간에서 만난 지 3일 후 신치규는 갑자기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방원을 내쫓고, 사정을 모르던.. 문학 2023. 1. 29. 동백꽃 (1936) 김유정(1908~1937) 부모를 일찍 여의고 고독과 빈곤 속에서 자란 데다가 심한 폐결핵 때문에 만성적인 우울증을 갖고 있던 김유정은 연희전문학교에 다니다가 더 배울 것이 없다는 이유로 중퇴한 후 전국을 돌아다녔다. 일확천금을 꿈꾸고 금광(金鑛)에 몰두하기도 했다.하지만 사업이 망한 후 30세 때부터 불과 2년 동안 30여 편의 단편을 발표했다. 나와 점순이는 17세 동갑내기이다. 우리 가족이 이 동네로 이사와 점순이네 땅을 빌려 소작(小作)한 건 3년 전부터였다. 점순이네가 주인집인 셈이었으므로 늘 굽실거렸다. 그러던 어느 날, 서로 만나도 본체만체하던 점순이가 삶은 감자 세 개를 몰래 건네며 먹으라 했지만 거절했다. “느집엔 이런 거 없지?”라는 말에 기분이 상했고, 또 내가 점순이와 정분(情分)이 나면 부모님이 소작하는 땅.. 문학 2023. 1. 29. 이전 1 다음 💲 흥미로운 이야기들 반응형